대중적이면서 섬세한 일본의 닭꼬치 3부
일본에 불교가 전파된 이래로, 육식을 삼가는 것이 오랫동안 관습으로 인식되었었다. 특히, 농경 사회에서 노동의 핵심이 되는 소와 돼지를 먹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축산업 대표적인 가축인 닭 대신, 사람들이 비둘기와 오리와 같은 야생 조류를 사냥해서 식사로 보충했다. 역사적 기록에 "야키토리"라는 어원은 에도 시대에 처음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코모로 성에서 만찬 일부로 소개되었고 야생 조류를 조리한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이자카야의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아 부위별로 10가지가 넘는 야키토리를 제공하고 있다. 따끈따끈한 닭꼬치는 술안주로 제격이며 가격도 저렴하다.
야키토리는 '굽다(焼く)'와 '새 또는 닭(鳥)'을 결합한 합성어로 고기에 밑간하고 뜨거운 숯불에서 구워내는 꼬치구이이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이용한 꼬치구이도 일본에서는 모두 야키토리로 통칭한다. 야키토리는 크게 두 가지 맛으로 나뉘는데, 달콤 짭조름한 타래 소스(간장)를 바르거나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시오 소스(소금)로 간을 한다. 가게에 따라 한 가지 맛으로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다. 어떤 곳에서는 타래 소스와 시오 소스 이외에 특제 향신료를 첨가하거나 고추냉이 맛을 제공하기도 한다.
일본의 국민 안주로 자리 잡은 야키토리는 닭의 부위를 하나하나 섬세하게 세분화시켰다. 가슴, 다릿살, 흉골, 안심, 날개, 등껍질, 엉덩잇살, 봉, 목살, 목 껍질 등으로 부위별로 선택할 수 있다. 야키토리 입문자도 그 섬세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가장 대중적인 부위와 쉽게 접할 수 있는 살코기가 아닌 닭 한 마리당 몇 개 나오지 않는 특수 부위를 식자재로 활용한 닭꼬치로 선정했다. 먹기 쉬운 인기있는 부위와 희소한 부위인 만큼 독특하고 진한 맛을 즐길 수가 있다.
오돌뼈
확실하게 맛이 나는 부위는 아니지만, 오도독 씹히는 식감이 특징인 오도독뼈 꼬치. 닭의 연골은 크게 두 종류로 닭의 가슴살 부위의 연골과 무릎 부위의 연골로 나뉜다. '야겐'이라 부르는 가슴 연골은 삼각형 모양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부위지만, 씹는 맛이 있어 술안주로 제격이다. 동글동글한 무릎 연골은 오독오독 씹는 맛이 살아있어 숯불에서 구운 맛의 향연을 음미할 수 있다.
부위: 닭의 오돌뼈
명칭: 軟骨 ナンコツ 난코츠
목살
세세리는 맛있지만 먹기 어려워서 닭고기 미식가들만 그 맛을 안다고 하는 목살 부위이다. 역시 자주 움직이는 부분이라 부드러우면서 쫄깃하다. 목살 특유의 감칠맛이 응축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굵은 뼈는 제거하고 살만 발라내 닭꼬치로 가공해서 판다고 한다.
부위: 닭 목살
명칭: セセリ 세세리
모래주머니
스나기모는 인기 메뉴 중 하나인 닭의 위, 닭 모래주머니다. 조류는 치아가 없어 이를 대신해 가끔 삼키는 작은 모래알을 걸러내는 소화기관이 있는데, 닭 모래주머니가 근육의 힘으로 닭이 삼키는 음식을 으깨는 내장형 이빨 역할인 셈이다. 닭똥집이라 흔히 부르는 이 부위는 탄력 있고 물컹거리는 식감이 특징이다. 육즙이 적고 냄새도 적어서 고기 본래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맛이 진한 타래 소스보다는 소금과 후추와 더 어울린다.
부위: 닭 모래주머니(닭똥집)
명칭: 砂肝 스나기모
심장
하츠는 심장을 뜻하는 영어 'heart'를 일본식으로 발음한 단어에서 파생된 이름이다. 닭의 심장은 한 마리에 한 개만 나와 희소성이 높은 특수 부위이다. 닭의 심장은 맛이 진한 편이지만 간과 비교하면 특유의 독특한 맛이 덜 느껴진다는 의견이 많다. 재료 특성상 철분의 풍미를 맛볼 수 있다. 심장의 내막을 뒤집어서 원뿔꼴로 만든 "마루하츠"도 있는데, 일반 심장보다 지방질이 붙어 있어 식감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부위: 닭의 심장
명칭: ハツ/ ハート 하츠/ 하토
네기마
네기(ネギ)는 일본어로 대파를, 마(間)는 간격을 의미한다. 가장 대중적인 야키토리 메뉴인 네기마는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자른 닭가슴살과 다릿살 사이에 큼직하게 썬 대파를 번갈아가며 끼워서 숯불에 구운 파닭 꼬치이다. 대파를 구우면 매운맛이 줄고 단맛이 생겨 꼬치에 꿰어 넣은 닭고기와 어우러져 감칠맛을 돋구는 역할을 한다.
부위: 닭가슴살과 다릿살
명칭: ネギマ/ねぎ間 네기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