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적인 형태에서 영감을 얻는 디자이너 "멜라니"
일본의 진주 주얼리의 대명사 타사키(TASAKI)는 '밸런스'와 '리파인드 리벨리온' 등 브랜드의 얼굴이 된 시리즈를 선보이며 60년의 헤리티지와 혁신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시크한 듯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자사 진주 양식장과 독자적인 다이아몬드 연마 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유일한 기업이라 봐도 무방하다.
고전적인 소재 진주에 신선한 시각을 접목하여 현대적인 감성을 더한 타사키는 장인정신, 품질과 창조성을 브랜드의 모토로 삼고 있다. 진주가 반드시 여성스럽고 우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린 시크한 반쪽 진주는 건축적이면서 중성적인 디자인의 미학이 돋보인다. 구조적이면서 실용적인 요소의 디자인은 현대 여성들에게 맞춘 그야말로 최적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타사키는 고도의 기술력과 최상급 품질로 럭셔리 주얼리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지만 한 때 실적 악화로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다가 기사회생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타사키가 디자인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진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었다. 다양한 의상에 맞게 장식할 수 있게 디자인을 강화하면 더 친숙한 액세서리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둥근 진주를 깎아 다이아몬드를 결합한다던지, 진주의 반을 잘라 단면을 보여주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초기에는 반감도 있었지만, 아이러니한 구성과 대범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타사키를 신뢰하던 고객들이 점차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클래식한 이미지가 강한 진주를 한층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관능적이면서도 재치 있게 표현한 숨은 주역이 있다. 바로, 타사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타쿤 파니치걸'이다!
타쿤은 태국계 미국인 출신으로 뉴욕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이다. 요소에 다른 여러 가지 기교를 섞어 매치하는 것이 특기이며 그가 만드는 컬렉션은 아름답게 완성되는 페미닌한 디자인들로 현대적이면서도 지적이게, 로맨틱하면서도 섹시한 요소를 겸비하고 있다. 타쿤은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디자인 철학으로 전통 있는 파인 주얼리를 한층 모던하고 볼드하게 자신만의 감성으로 표현해냈다. 예물의 전유물이던 진주의 파격적인 변신이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타사키의 또 다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멜라니 조지아코폴로스는 유기적인 형태와 소재에서 영감을 얻어 진주를 색다른 재료와 매칭하여 공간과 구조의 미학을 적용하는 디자이너이다. 그리스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를 둔 그녀는 아테네에서 자라며 고대 그리스 주얼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진주를 반으로 자르거나 진주 단면을 연결한 비드 목걸이를 제작하는 등 진주에 현대적 기법과 디자인을 적용해 새로운 감각을 선보였다. 그녀의 진주에 대한 호기심과 열의는 마침내 타사키와의 협업까지 이끌어냈다. 2012년 M/G Tasaki는 멜라니 조지아코폴로스의 디자인적 재능과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타사키의 품질 그리고 장인정신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며 탄생했다.
특히 컬렉션의 대표작인 목걸이와 귀걸이에 사용된 진주 슬라이스는 나무의 나이테를 닮은 모습으로 표면적으로는 똑같아 보이지만 진주가 잘린 단면 상태에서는 핑크빛의 각기 다른 나이테 모양이 세상에 하나뿐인 디자인을 만들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M/G TASAKI에서 새롭게 선보인 “MERGE” 컬렉션은 전통적인 소재인 진주에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해 세련되게 연출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가득하다. 진주의 깊고 오묘한 색과 골드가 만나 이루는 환상적인 조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보면 우아한 진주지만 옆에서 보면 다이아몬드와 은은한 광택을 자랑하는 반쪽 진주의 반쪽 매력을 보여준다.
진주는 우아하고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고도의 기술력과 장인정신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지고 있다. 과감하고 실험성이 강하지만 철저하게 건축적이고, 때론 조각품 같은 타사키의 주얼리는 독창성이 부족한 이 시대에 '혁신'과 '변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