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진주 브랜드 BEST 3
진주는 보석 가운데 유일하게 조개류에서 채취할 수 있는 가장 값비싼 유기질 보석으로 장수, 부귀, 건강 등의 의미를 간직한 매력적인 6월의 탄생석이다. 오늘날은 양식 진주가 보급되었지만, 1900년대 초만 해도 진주의 인공수정은 불가능했다. 그 당시 세상에 불가사의한 2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진주를 만드는 것이었다. 적조현상 때문에 양식장의 진주가 모두 폐사하는 눈물과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며 미키모토 코우키치가 세계 최초로 양식 진주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냈다. 진주는 고통을 이겨내는 보석이란 점에서 유일하게 여성을 상징하며 여성의 숨은 매력을 끌어내는 신비한 보석이다.
미키모토
최초로 양식 진주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낸 미키모토 코우키치가 1893년 설립한 하이주얼리 브랜드로 형형색색의 진주를 사용한 우아한 디자인과 세팅이 탄성을 자아낸다. 오늘날, 세련된 디자인으로 여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최고의 럭셔리 진주 브랜드로 손꼽힌다. 아코야 진주, 바로크 진주, 콩크 펄, 남양 진주 등 다양한 종류의 진주를 강렬한 색상의 유색석과 조화롭고 섬세하게 세팅해 '인어의 눈물'로 불리는 진주의 고귀한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코우키치는 아름다운 자연의 산물인 진주를 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자 양식 진주의 상용화에 앞장섰다. 코우키치에게는 "진주로 이 세상 모든 여성의 목을 아름답게 꾸미겠다."는 꿈이 있었는데 한 세기가 넘도록 진주의 심미적 가치를 추구하는데 일평생을 헌신하며 살다 설립한 회사가 오늘날 진주 브랜드로 잘 알려진 '미키모토'이다.
코우키치는 유럽의 제조 기술과 전통적인 일본의 장인정신이 깃든 금속 세공을 노련하게 접목하는 등 미키모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심미적으로 기쁨을 주는 진주 주얼리를 만들고자 일본 전통 모티브에서 새로운 디자인의 원천을 끌어내기 위해 수십 년 간 열정을 쏟아 부었다. 유럽에서 습득한 다년간의 노하우와 지식을 토대로 일본 전통적인 기술과 유럽의 기공을 합친 오리지널 디자인이 완벽하게 확립된 주얼리가 미키모토 사(社)의 디자이너 손끝에서 탄생하기 시작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칭송한다는 테마 "Praise to Nature" 주요 컬렉션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즈키
도쿄 출신으로 뉴욕에서 자란 미즈키는 바로크 진주의 불완전한 형태의 매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세련된 '스테이트먼트 주얼리'를 만드는 주얼리 디자이너이다. '못난이 진주'라고 불리는 바로크 진주는 원형이 아닌 자유자재의 형태로 자연에서 바로 채취한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매력적인 보석이다. 진주층의 굴절로 보이는 신비로운 무지갯빛을 '오리엔트'라고 하는데 바로 이 오리엔트가 표면이 매끄러운 동그란 구형의 진주보다 굴곡이 있는 바로크 진주에서 더 잘 보이기 때문에 우아한 분위기 연출에 탁월하다. 그런 바로크 진주의 특징을 살려, 단순하면서도 힘 있는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제안하는 미즈키 주얼리를 소개한다.
미즈키 골츠는 도쿄와 뉴욕, 두 도시의 문화적인 배경을 컬렉션의 자양분으로 삼아 그녀만의 파인 주얼리를 디자인한다. 뉴욕 SVA(School of Visual Arts)에서 조각을 전공한 후 취미로 와이어로 진주를 감싼 주얼리를 만들었다. 착용하고 있던 목걸이가 우연히 바이어의 눈에 띄어, 패션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1996년 아티스트 앨런 골츠와 함께 미즈키 컬렉션을 선보이기로 한다.
디자인은 현대적인 감성이 느껴지지만, 뉴욕과 도쿄, 두 도시가 주는 차가움과는 거리가 멀다. 삐뚤어져 더 아름다운 바로크 진주의 구조적인 모습은 매력적인 영감의 원천이 되기 충분하다. 미즈키는 그런 진주의 바다에서 바로 채취한 듯한 울퉁불퉁한 모습과는 반대의 부드럽고 따뜻한 골드나 캐주얼한 가죽 줄과 매치해서 '무심한듯 시크한' 디자인을 제안한다.
섬세한 실루엣부터 과감한 디자인까지 특별한 유니크함을 제안하는 그녀의 주얼리는 모두 정교한 작업과정을 거친다. 미즈키만의 차별화된 컨셉과 우아함은 단순한 액세서리를 넘어 각자의 개성이 더해진 감성 패션 생활을 추구한다. 다만 '무심한 듯 시크한' 룩을 표방하기 때문에 지나친 부자연스러움은 지양하고 있다. 여성의 내면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지만, 꾸미지 않아도 세련된 진정한 멋을 창조해내는 것이 미즈키만의 강점이다.
타사키
일본의 진주 주얼리의 대명사 타사키(TASAKI)는 '밸런스'와 '리파인드 리벨리온' 등 브랜드의 얼굴이 된 시리즈를 선보이며 60년의 헤리티지와 혁신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시크한 듯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자사 진주 양식장과 독자적인 다이아몬드 연마 기술을 보유한 일본의 유일한 기업이라 봐도 무방하다.
고전적인 소재 진주에 신선한 시각을 접목하여 현대적인 감성을 더한 타사키는 장인정신, 품질과 창조성을 브랜드의 모토로 삼고 있다. 진주가 반드시 여성스럽고 우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린 시크한 반쪽 진주는 건축적이면서 중성적인 디자인의 미학이 돋보인다. 구조적이면서 실용적인 요소의 디자인은 현대 여성들에게 맞춘 그야말로 최적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타사키가 디자인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진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었다. 다양한 의상에 맞게 장식할 수 있게 디자인을 강화하면 더 친숙한 액세서리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둥근 진주를 깎아 다이아몬드를 결합한다던지, 진주의 반을 잘라 단면을 보여주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초기에는 반감도 있었지만, 아이러니한 구성과 대범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타사키를 신뢰하던 고객들이 점차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진주는 우아하고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고도의 기술력과 장인정신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지고 있다. 과감하고 실험성이 강하지만 철저하게 건축적이고, 때론 조각품 같은 타사키의 주얼리는 독창성이 부족한 이 시대에 '혁신'과 '변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