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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터가 직접 가본 아름다운 섬 '나오시마'

라이터가 직접 가본 아름다운 섬 '나오시마'

일본 열도는 규슈, 시코쿠, 혼슈, 홋카이도 총 네 개의 큰 섬으로 이뤄진 나라이다. 나오시마는 시코쿠의 가가와현(香川県) 세토내해에 떠있는 인구 4,00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섬이지만 영국의 관광 잡지 "Traveler"에서 꼭 가 봐야 할 세계의 7대 명소로 선정한 바 있는 곳이다. 영국에서 출판된 레이먼드 벤슨의 007소설 "THE MAN WITH THE RED TATTOO"에도 이 섬이 등장한다. 풍요로운 자연환경과 현대 건축물의 절묘한 배치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독특한 공간미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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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는 일본 행정구역상 타카마츠 시와 오카야마 시 중간 지점에 카가와 현에 속하는 섬이지만, 지리적으로는 오카야마의 타마노 시에 가깝다. 나오시마는 베넷세 하우스 뮤지엄, 이우환 미술관, 안도 미술관, 지중 미술관 등 예술계의 거장 반열에 오른 아티스트가 참여해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이 모여있다. 가는 곳곳마다 유명 예술가의 작품이 섬에 설치되어 있어 섬 전체가 미술관 같은 섬이다.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대형 미술관 이외에도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빈집을 이용한 '빈집 프로젝트' 등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며 거리를 산책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설치 미술도 있다.

푸른 바다와 시원한 숲이 가득한 섬이라 갤러리 투어뿐만 아니라 해수욕과 트레킹까지 즐길 수 있는 일거양득의 여행이 될 수 있는 섬이다. 자동차나 자전거를 빌려서 '일본의 지중해'라 부르는 나오시마 섬을 찬찬히 둘러보며 자연경관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본래 나오시마는 오늘날 세계에서 주목하는 예술의 섬이 아니었다. 미시비씨 제련소가 섬 북부에 자리 잡아 유독가스로 나무를 시들게 하고 젊은이들이 대거 떠나 폐기물에 시름에 앓던 '잿빛 섬'에 불과했다. 인접한 섬인 테시마에 불법투하된 산업 폐기물의 무해 화 처리 장소가 되면서 점점 잿빛 이미지가 강한 섬이 됐다.

무엇이 병들어가던 나오시마를 바꾼 것일까?
공익 활동을 지향하는 사회적 기업 (주)베네세 홀딩스의 적극적인 투자, 지역문화개발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지역주민의 관심 속에서 버려진 섬이었던 나오시마는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의 섬'으로 인식을 바꾸는 큰 성과를 거뒀다. 1997년에 시작한 '아트 하우스 프로젝트'는 나오시마 동사무소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폐가가 된 집을 살리고자 (주)베네세 홀딩스에 도움을 요청했다. 버려진 낡은 일본 집을 현대 미술로 재해석시켜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키며 "있는 것에서 없는 것을 창출한다." 는 기업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프로젝트였다. 갤러리로 가는 길목을 둘러보면 섬을 자연 친환경적으로 바꾸겠다는 2대에 걸친 예술 신념이 치밀하게 연출되어 새로운 영감을 주는 예술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3년에 한 번 열리는 "세토우치 국제 예술제"를 감상할 수 있으니 여행 시기를 조정해 기적을 만들어낸 나오시마를 방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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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는 국내외 여행객에게도 꽤 알려진 여행지로 최근에는 대한항공 직항 편으로 오카야마 공항까지 올 수 있는 편한 길이 생겼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전철에 탑승해 우노 역에 가서, 개찰구가 나오면 바로 앞에 있는 우노 항에서 나오시마행 페리를 타면 된다. 소요 시간은 20분으로, 요금은 편도 290엔이다. 카가와 현에서 갈 경우, 타카마츠 항에서 페리를 타도 갈 수 있는데 소요 시간은 60분, 요금은 편도 520엔 정도라고 보면 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오카야마, 쿠라시키도 같이 여행하면 좋은데 이 지역은 고즈넉한 옛 일본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 교토의 예스러운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여행 일정을 조절해 방문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