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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회복을 위해――고난 속에서 도전하는 후쿠시마 쌀

푸드&드링크 Simply Wonderful. TOHOKU. 비욘드스시 후쿠시마 토호쿠
자신감 회복을 위해――고난 속에서 도전하는 후쿠시마 쌀

2011년 3월 대지진 이후로 다시 힘차게 나아가는 후쿠시마 쌀! 참사 이후로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얻기위해 고군분투하는 후쿠시마 쌀!

9월 22일 후쿠시마 역에서 내린 뒤 「후쿠시마(福島)」란 2글자에 움찔했다. 마음이 아팠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후쿠시마라는 2글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슬픈 울림을 갖게 됐다. 실제로는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 22분밖에 안 걸리는데 말이다.

처음으로 취재를 간 곳은 후쿠시마현 논밭농사과다. 논밭농사과 주임 단지 요시히토 씨에게 이야기를 들었는데, 왜 후쿠시마현이 전량 전 포대 검사를 하는지 자료를 갖고 자세히 말해 주었다. 2011년 10월 후쿠시마 현은 국가 기준에 근거한 모니터링 검사를 하여 쌀 출하를 허용했다. 그러나 11월 16일 후쿠시마시 구 오구니무라 현미에서 기준치를 넘는 쌀이 검출되자 당시 미디어가 술렁였다. 후쿠시마현은 쌀 긴급 조사를 했지만 사람들 마음에는 「방사능」이란 글자가 새겨졌다. 2012년 후쿠시마현은 쌀 전량 전 포대 검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후쿠시마현 논에서 생산된 쌀은 1톨도 남기지 않고 방사성 세슘 검사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대응 가능한 기기를 생산하기 위해 곧바로 국내 몇몇 업체로부터 입찰을 받아 4개월 안에 새로운 쌀 전용 검사 기기를 개발했다고 한다. 이 기기는 상당히 고가로, 1대 약 2000만 엔 한다. 1분간 30kg짜리 쌀 2포대 이상의 방사성 물질 검사를 할 수 있는 우수한 기기다.

쌀 검사 체제로 현 단계에 후쿠시마노메구미 안전 대책 협의회를 두고 있다. 그중에는 후쿠시마 현 농업 진흥 공사, JA 중앙회, JA 전농 후쿠시마, 그리고 현 집화 업자, 소비자 단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업무 내용은 쌀 검사 데이터를 일원 관리하고 웹사이트에 검사 결과를 공표하며 이 검사에 드는 경비를 도쿄 전력에 배상 청구하는 것이다.

지역 단계에도 지역 협의회가 있다. 후쿠시마현 전체에 38개의 협의회가 있는데, 시초손(市町村) 및 농업 단체, 집화 단체 등으로 구성된다. 이곳의 업무 내용은 검사 기기 설치 장소 수배와 쌀 포대에 붙일 라벨 발행, 검사 실시, 검사 결과를 관리 시스템에 등록하는 작업이다.

이 정도의 쌀 검사 비용은 누가 지급하는 걸까? 이들 현 협의 단체의 경비를 포함해서, 돈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이는 극히 현실적인 문제다. 배상을 요구하는 대상은 도쿄 전력이지만, 도쿄 전력에도 배상할 만한 힘은 없다. 실제 이들 비용은 기본적으로 국가, 즉 세금에 의해 꾸려지고 있다.

후쿠시마시의 전량 전 포대 검사장은 민간 기업 창고 내에 있어 쌀 반입이 쉽게 되어 있다. 우리가 방문한 이 검사장에는 고가의 벨트 컨베이어식 검사 기기가 3대 있고 가까이에 쌀 포대를 쌓아 놓는 장소가 있다. 쌀 1포대는 30kg이다. 빨판식 핸드 크레인을 도입하기 전에는 검사할 쌀을 수작업으로 검사 기기에 올려놨다. 직원이 아침부터 밤까지 쌀을 옮겨 허리가 비명을 지르는 지경이 됐다. 그래도 모든 포대를 검사해야 한다. 그것은 2012년 전량 전 포대 검사가 막 시작됐을 무렵의 일이다. 농가의 대부분은 노인인데 30kg짜리 쌀을 검사를 위해 운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농가에 큰 부담이다. 한 집 한 집 농가를 돌며 사정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검사장으로 옮길 것인가를 궁리하는 일은 단순해 보여도 현실적인 업무였다. 적정한 검사를 위해 현은 검사 업무 연수회를 실시, 현재 약 1500명이 검사원으로 종사하고 있다.

검사장 직원이 현장에서 이 과정을 간단하게 보여줬다. 수레로 쌀을 검사 기기 근처까지 옮겨오면 빨판이 달린 핸드 크레인이 쌀을 검사 기기 위에 올려놓는다. 이 빨판을 쌀 포대에 붙이기만 하면 여성도 간단히 쌀을 검사대에 올려놓을 수 있다. 이 쌀 포대에는 검사를 위한 바코드 라벨이 붙어있는데, 쌀 생산지, 농가 이름, 몇 번째 포대인지 알 수 있는 번호가 표시되어 있다. 라벨은 농가가 소유하는 논 면적에 따라 발행되고 여분은 회수된다. 검사 시에는 이 바코드 라벨을 읽어 들여 검사를 하고 무사 합격해 통과한 쌀에는 「검사필」 라벨을 붙인다. 검사 완료 라벨에는 「방사성 물질 검사필」 글자와 QR 코드가 인쇄된다.

이 라벨로부터 어떻게QR 코드를 읽어 들여 이 포대 쌀의 생산지, 방사성 물질 검사 결과를 파악하는지 보여줬다. 모든 쌀의 방사성 물질 검사 결과는 데이터 관리 회사의 클라우드 처리 기술로 통일 관리한다.

지금까지의 검사 결과는 정말 이대로 전량 전 포대 검사를 계속할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생각하게 한다. 2015년 이후 기준치를 초과하는 쌀이 실제로 검출되는 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즉 이미 안전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여 2년간의 검사에서는 「문제없음」이라는 결과밖에 나오지 않게 된 것이다. 반면 매년 검사에 드는 비용은 50 몇억 엔에 이른다.
검사는 아직 필요한 걸까? 모두의 의견이 분분하다.

기자는 후쿠시마 시내의 한 농가 부부를 취재했다. 남편 이름은 가토 고지 씨, 아내는 가토 에미 씨라고 한다. 농가 중에서는 젊은데, 보육원생에서 중학생까지 4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노력과 지출을 헛되이 쓰는 검사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가토 고지 씨는 「계속해야 합니다. 차라리 50년 계속해서 매년 안전하다는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그 정도로 하지 않으면 후쿠시마현의 결의를 알아주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4명의 자녀와 개를 키우면서 후쿠시마 땅에서 생활하고, 주로 후쿠시마 브랜드 쌀 「덴노쓰부」를 생산한다. 이 쌀은 여타 부드러운 일본미와 비교해 약간 씹는 맛이 있는 품종이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일본, 특히 대지진 이후 현저한 인구 감소를 보이는 후쿠시마에서는 그들 같은 젊은 농가 부부를 잘 찾아볼 수 없다. 그 때문에 현 내에서 취재가 있으면 곧장 그들에게 연락이 간다. 그들은 가토 팜을 경영한다. 원래는 두 사람 모두 평범한 회사원이었으나 7, 8년 전 할아버지로부터 논과 농업 기계를 물려받았다. 가토 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 생활은 좋아요. 하늘과 땅과 논과 맞닿으며, 일을 시작하는 시간도 끝내는 시간도 자유입니다. 일본 회사에 곧잘 있는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도 없어요.」 아내 에미 씨는 남편의 권유도 있어 논 환경 감정사와 쌀 어드바이저 자격을 취득했다. 날씬하고 체구가 작은 에미 씨는 「제가 아무리 농작업을 돕는다 해도 큰일은 못 할 테고, 특기를 살리는 쪽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솔직히 말한다. 육아와 가사 이외에도 에미 씨는 Facebook 등의 SNS로 가토 팜과 후쿠시마 쌀을 홍보하고 있다.

가토 팜 논은 대지진 전의 2배 넓이가 됐다. 농가가 고령화되면서 많은 땅이 공중에 뜬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가토 씨 부부는 이에 주목, 후쿠시마 농지가 점차 황폐해지지 않게 땅을 빌리기로 했다 . 조금씩 논은 늘어나 벼가 여물게 되었지만, 수입 쪽은 결코 바라던 만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후쿠시마 쌀은 소비자 신뢰를 쟁취하여 본래의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은 긴 여정이 될지도 모른다.

후쿠시마현 웹사이트에서는 쌀에 관한 각종 데이터를 공개하고, 현 내 203대의 기기가 수확 후 모든 쌀의 방사성 물질 데이터를 측정하기 위해 매일 풀가동된다. 데이터는 후쿠시마 쌀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수도권의 수많은 레스토랑에서는 후쿠시마산 쌀을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즉, 평소 우리가 맛있는 후쿠시마 쌀을 먹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시장에서 쌀을 살 때 아직까지 많은 사람이 후쿠시마산 쌀을 멀리한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20%의 사람들이 절대로 후쿠시마산 쌀을 사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80%가 사도 좋다, 혹은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한다. 「20%의 사람이 사지 않는다면 과감히 남은 80%의 사람에게 후쿠시마 쌀을 소개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여러분에게 후쿠시마 쌀의 품질을 알리려면 전량 전 포대 검사를 계속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가토 씨 부부는 이렇게 말했다.
물론 매년 50억 엔 드는 검사 비용은 사람들의 세금이다.

후쿠시마를 떠나기 전, 도중에 과수원이 보였다. 가지에는 사과, 배, 복숭아 등이 휘어지게 열려 있었다. 원래 후쿠시마는 과일의 명산지다. 취재를 받아준 단지 주임과 가토 부부는 어린 시절부터 과일을 산 적이 없다고 말한다. 항상 친척이나 친구 누군가가 과일을 심었기 때문에 후쿠시마 사람들에게 과일을 사 먹는다는 건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이곳은 본래 풍요롭고 아름다운 고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