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엔의 의미
10년 전부터, 저는 도쿄의 네리마구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한 샌드위치 가게가 있는데 전철역과도 가깝고 집도 가까웠기에 자주 들르곤 했답니다. 한 12월의 어느 추운 날, 저는 언제나 처럼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사러 가게에 들렀습니다. 계산대의 여직원이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었고 저는 샌드위치 값을 내기 위해 돈을 준비하고 있었죠. 그때, 여직원이 저에게 3센티 정도 되는 조그마한 복주머니와 샌드위치의 계산서를 주면서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그 복주머니를 받으면서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생각하며, 안쪽에 손을 넣었는데 가운데 구멍이 뚫린 딱딱한 감촉이 느껴졌습니다. 내용물은 꺼내어 보니 안에는 5엔의 동전이 들어가 있었고, 이 5엔은 다가오는 새해의 행운을 가져다줄 것이라 하였습니다. 저는 여직원에게 감사를 전하며 가게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실 저는 5엔짜리 동전이 정말로 새해의 행운을 가져다 줄까? 반신반의했었습니다.
이 행운을 상징하는 5엔을 일본어로 발음하면 ‘고엔’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고’는 숫자의 5를 의미하고 ‘엔’은 화폐의 단위를 의미하며 단어 그 자체로도 인연과 계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이 좋은 인연을 만나고자 할 때는 사원에서 “고엔이 저와 함께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드리기도 하지요.
그래서 샌드위치 가게의 여직원은 저에게 5엔 동전을 주면서 새해 인사를 했던 것입니다. 이것 또한 행운 중 한 가지였겠죠.
벌써 10년 전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어디를 가든지 이 복주머니를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그래서 이 복주머니가 저에게 행운을 가져다주었냐고요? 물론이죠! 이 5엔은 평범한 5엔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