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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 맛보기: 미식 탐험

시즈오카 맛보기: 미식 탐험

도쿄에서 남쪽 방향 근거리에 위치한 시즈오카현은 개성적인 숙박 시설 및 색다른 요리를 찾아다니는 여행객에게 럭셔리한 여행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본 기사에서는 All about Japan 편집부가 체험한 시즈오카의 매력적인 하이라이트를 소개해 드립니다.

작성자 Andrew Lee

시즈오카는 일본 녹차의 산지로 유명합니다. 나란히 정렬된 싱그러운 녹차밭에서 후지산을 감상할 수 있는 인상적인 관광 명소입니다

후지산은 어디를 가든 나와 숨바꼭질하며 쫓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후지산은 어느 순간 오른쪽에 위풍당당히 군림하는 듯 보이더니 이즈반도의 울창한 숲 속으로 들어가자 나무들 사이에 그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하지만, 커브를 돌자 상징적인 산봉우리가 이번에는 내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겠어요. 후지산이 다시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그 모습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함께 간 호스트는 마음이 놓인 표정이었습니다. 날씨도 화창하여 후지산이 선사하는 멋진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의 차는 시즈오카현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시즈오카 관광청에서 그들의 고향, 시즈오카 자연의 아름다움과 특산품을 우리에게 꼭 소개하고 싶다고 초대했기 때문입니다. 한쪽에 일본의 가장 높은 산의 풍경이 나타나자 반대쪽에는 햇살에 반짝이는 해수면이 펼쳐졌습니다. 스루가 만이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스루가 만은 해산물이 맛있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제 곧 저도 맛볼 수 있겠지요.

맛있는 음식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높은 수준의 미식 여행가들이 시즈오카에서 무엇을 즐길 수 있는지 체험해 보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습니다. 3일간의 여행 일정 동안 녹차밭에서 맛보는 특별한 런치, 깊은 산속에 숨어있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즐기는 디너 등, 놀라운 요리들을 만끽하는 체험을 했습니다. 여행기를 따라가며 시즈오카 특산품인 고추냉이(와사비) 재배자, 농부, 티 마스터 등 지역 특산물 생산자들을 방문하였고 시즈오카에서 미식가들 사이에 명성이 높은 셰프와의 만남도 가졌습니다.

우리들의 여행은 바닷가에 자리잡은 온천 마을 아타미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알로하 아타미: 아트, 디저트 그리고 프리미엄 해산물

모아 미술관 입구의 터널은 전체 200미터 길이로 조명이 장식된 통로에 모두 7개의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알로하 아타미: 아트, 디저트 그리고 프리미엄 해산물

신칸센에서 내리자마자 아타미역에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날은 일요일이었고 아타미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에게도 당일여행지로 인기가 많은 곳인만큼 사람이 많은 것은 당연했습니다. 1970년대부터 80년대 사이 일본의 고도 경제 성장기 ‘버블 경제’ 기간 동안, 아타미는 도쿄 사람들이 주말 여행지로 손꼽았던 휴양지로 ‘일본의 하와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버블 경제가 꺼진 이후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버스와 택시를 기다리는 수많은 인파를 보고 다소 놀라움을 감추기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우리를 맞이하러 온 차를 타고 첫번째 목적지인 모아 미술관을 향하여 출발하였습니다. 모아 미술관은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하여 아타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급경사를 오르며 미술관을 향하여 가는 길에는 버블 시대에 건설된 아파트와 호텔들이 언덕 여기저기에 서 있었습니다.

모아 미술관은 1982년에 건설되었고 2017년에 리노베이션을 마쳤습니다. 모아 미술관은 일본에게 공개된 개인 미술관이며 국보 및 중요 문화재로 지정된 작품들을 포함한 일본 전통 예술품 및 공예품 컬렉션들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아래쪽 입구부터 연결된 7개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조명으로 장식된 200m 길이의 터널 속을 따라 올라가면 인상적인 메인 빌딩에 도착하게 됩니다. 영국의 예술가 헨리 무어의 동상이 설치된 정면 테라스에서 사가미 만의 파노라마 뷰와 우리가 다음에 방문할 아타미의 여행 명소인 좁은 거리의 상점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때 쇠퇴기를 겪었던 아타미의 경기가 다시 회복되면서 일본 옛 정서가 깃든 매력과 맛있는 음식의 거리라는 명성에 이끌려 찾아온 관광객들이 다시 돌아오고 쇼텐가이(상점가)에는 또 다시 활기가 느껴집니다. 다시 상점가가 부활하게 된 이유는 지역 카페와 가게들이 인스타그램의 영향력을 잘 활용하여 소셜 미디어의 효과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달콤한 디저트류의 인기가 높아서 아찔한 높이의 파르페, 여리여리한 푸딩, 장인이 만드는 수제 도넛을 파는 가게 앞에는 젊은 여성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디저트를 찍고 있던 여성에게 다가 사진을 함께 찍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최근에는 셀카가 주류인 것 같습니다. 그녀들은 ‘#아타미 디저트’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업로드하기 위해 완벽한 디저트 사진만을 재빨리 사진에 담았습니다.

현재 아타미는 인스타 이용자들이 주요 타겟입니다. 제가 방문한 두 곳 모두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 스폿이었습니다. 메이슨 드 파르페 주젠주비(Mainson de Parfait 十全十美)는 화려한 컬러의 생과일 파르페와 알코올 페어링 코스를 제공합니다. 와구리가시 키토(和栗菓子Kitto)는 단맛을 줄인 일본산 밤을 사용한 ‘비단 앙금실’ 몽블랑은 가느다랗게 뽑아진 면과 같은 실모양의 밤앙금이 눈 앞에 수북이 쌓이는 모습이 마치 귀여운 털이 복실복실한 동물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인스타바에!(일본어로 SNS에 올릴만한 멋진 사진발을 의미)’

‘메이슨 드 파르페 주젠주비’를 비롯한 아타미의 디저트 가게들은 SNS에 바로 올리고 싶은 예쁘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디저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와구리가시 키토’는 단맛을 줄인 밤 앙금을 얇은 실 모양으로 짜서 몽블랑을 만드는 모습이 인스타그램을 즐기는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사가미 만이 멀리 내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한 이 리조트에는 수많은 아트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아름다운 장미 정원이 있습니다. 가든 옆에는 코에다 하우스(Coeda House)라는 유명한 건축가 구마 겐고씨가 디자인한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의 옥상은 마치 한창 게임 중이던 젠가를 연상시키는 나무 블록들을 무심하게 쌓은 기둥이 받치고 있고 전체를 통유리로 감싼 벽을 통하여 바닷가 전망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바닷가 경치를 바라보며 커피를 음미하거나 샴페인 한잔을 즐기기에 이상적인 명소입니다.

유명한 건축가 구마 겐고씨가 설계한 코에다 하우스에서 멋진 바닷가 풍경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 리조트는 ‘레스토랑 낫 어 갤러리(Restaurant Not A Gallery)’가 유명합니다. 이 레스토랑은 사가미 만에서 잡힌 신선한 해선물과 지역 특산물과 같은 시즈오카 근처의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여 고객 한 사람 한사람에게 맞춤형 프라이빗 스페셜 디너를 제공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기쿠타 도모유키 셰프는 식재료를 올려놓은 차가운 웨건과 함께 우리를 맞아 주었습니다. 웨건에는 신선한 마다이(참돔), 긴메다이(금눈돔), 숙성한 구로게 와규(흑우 와규), 포수가 잡은 이노시시(멧돼지 고기) 등 메인 요리에 사용될 식재료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메인 메뉴를 선택하자 종업원은 긴 목제 트레이를 가져왔습니다. 그 트레이 위에는 아삭한 식감을 살아있는 싱싱한 채소 위에 쫄깃한 송어와 육즙이 풍부한 사슴고기 슬라이스가 소복이 플레이팅 되어 있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스스로 싸서 먹는 소고기 초밥, 무시 아와비(찐 전복), 호박죽이 계속해서 서빙되었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선택한 메인 요리가 도착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구운 긴메다이는 노릇노릇 바삭하게 구운 껍질의 촉촉한 흰살생선에 곁들인 어니언 소스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함께 간 친구가 주문한 소고기와 멧돼지 고기도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레스토랑의 이름은 ‘낫 어 갤러리’였지만 모든 요리는 갤러리의 예술 작품 그 자체였습니다.
*레스토랑 낫 어 갤러리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레스토랑 낫 어 갤러리에서는 진열된 신선한 현지 식재료 중에서 손님들이 메인 요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신선한 생채소를 긴 트레이에 예술적으로 플레이팅하여 테이블에 제공합니다

제가 메인 메뉴로 선택한 킨메다이(금눈돔)는 노릇노릇 바삭하게 구운 껍질과 촉촉한 흰살생선에 어니언 소스의 풍미가 조화를 이룬 맛이었습니다

이즈의 깊은 숲 속: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치

이즈반도 중부의 산 속에 자리잡은 오베르주 리조트 아르카이 이즈는 안목이 뛰어난 손님들에게 세련되고 현대적인 고급스러움과 프라이버시를 제공합니다.

이즈의 깊은 숲 속: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치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첫 방문지인 아타미를 거쳐 동쪽의 사가미 만과 서쪽의 스루가만 만 사이에 남쪽으로 길게 뻗은 시즈오카의 이즈반도를 여행하게 됩니다. 이즈반도는 드라마틱하게 연결되는 해안선과 백사장이 펼쳐진 비치가 유명하지만 우리는 이즈반도의 산악 지역인 내륙으로 향했습니다

중부 이즈의 숲 속에 숨어있는 오베르주 리조트 아르카나 이즈(Auberge Resort Arcana Izu)는 조용한 개인만의 시간을 갖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쉼터와 같은 평온한 시간을 제공합니다. 호텔에 도착하자 다정한 지배인이 우리를 맞아 주었습니다. 이곳에는 모두에게 오픈된 리셉션 공간이 없습니다. 소파에 편안히 앉아 체크인 절차를 마치자 지배인은 예의를 갖춰 제가 묵게 될 객실로 안내하였습니다.
전체 16개의 객실은 숲과 강이 바라보이는 풍경을 살려 자연과 교감하고 평온하게 지낼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발코니에는 원천에서 직접 온천물을 끌어온 프라이빗한 노천 온천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객실에는 텔레비전이 없는 대신 보드 게임을 하거나 오디오 플레이어에서 차분히 흘러나오는 CD 음악을 들으면서 디지털 기기에서 멀어지고 평온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가끔은 단순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여러분이 원하는 최고의 사치일 수 있습니다.

숙박을 하며 미식을 즐기는 곳이라는 뜻의 ‘오베르주’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침과 저녁 모두 식사가 제공됩니다. 호텔의 세련된 다이닝룸에서 스테이지 같은 키친을 마주보고 앉아 조식과 석식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이곳의 이토이 유마 셰프가 깊은 숲이 울창한 정원이 보이는 거대한 통유리창 앞에서 요리하는 모습은 마치 그가 준비하는 ‘감성적 프렌치’를 선보이기 위한 무대를 만들어 가는 것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요리는 현지 식재료 제공에 중점을 둡니다. 근처 강에서 잡은 아유(은어)와 민물게, 산나물, 이즈 아마기야마 산 지역의 야생 사슴고기와 함께 400년 전 시즈오카에서 최초로 재배하기 시작한 와사비도 잊지 않고 사용합니다.

오베르주 리조트 아르카나 이즈의 고급스러운 모든 객실에는 깊은 숲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노천 온천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숙박을 하며 미식을 즐기는 곳이라는 뜻의 ‘오베르주’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침과 저녁 모두 식사가 제공됩니다. 호텔의 세련된 다이닝룸에서 스테이지 같은 키친을 마주보고 앉아 조식과 석식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이곳의 이토이 유마 셰프가 깊은 숲이 울창한 정원이 보이는 거대한 통유리창 앞에서 요리하는 모습은 마치 그가 준비하는 ‘감성적 프렌치’를 선보이기 위한 무대를 만들어 가는 것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요리는 현지 식재료 제공에 중점을 둡니다. 근처 강에서 잡은 아유(은어)와 민물게, 산나물, 이즈 아마기야마 산 지역의 야생 사슴고기와 함께 400년 전 시즈오카에서 최초로 재배하기 시작한 와사비도 잊지 않고 사용합니다.

아르카나 이즈의 다이닝룸에서 이토이 유마 셰프가 바깥 정원을 인상적으로 담은 커다란 창을 배경으로 요리합니다.

아르카나 오베르주 리조트에서는 스루가 만에서 잡힌 광어에 단호박 퓨레와 무화과를 곁들여 만든 이 요리처럼 모든 재료를 시즈오카현 현지 먹거리를 사용합니다.

아르카나 이즈에서 발을 넓혀 약 20분 정도 차로 드라이브하면 나오는 이토이 셰프와 협업하며 식재료를 재배하는 이즈 아마고 클럽(伊豆あまご倶楽部)라는 이름의 시모야마 아마고와 와사비 농장 방문을 추천합니다. 농장에 흐르는 광천수로 기른 신선한 와사비를 직접 수확하는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농장의 주인이었던 친절한 시모야마 아키라씨는 와사비를 올바르게 가는 법을 꼼꼼하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반드시 시계 방향으로 갈아야 합니다.”라며 미소 띈 얼굴로 이야기하는 시모야마씨. “갈 때는 웃을 것” 이것이 포인트라고 합니다.

시모야마 가족은 60년에 걸쳐 이 곳에서 와사비를 재배해 왔습니다. 이곳은 날것으로 먹을 수 있을 만큼 신선한 산천어의 일종인 아마고를 키우는 일본 유일의 양어장입니다. 당연히 우리도 그 아마고 회를 막 수확한 와사비를 곁들여 맛을 보았습니다.

시모야마 아마고와 와사비 농장은 그대로 회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한 아마고를 양식하는 일본의 유일한 양식장입니다.

시모야마 가족은 60년에 걸쳐 이 곳에서 와사비를 재배해 왔습니다. 이곳은 날것으로 먹을 수 있을 만큼 신선한 산천어의 일종인 아마고를 키우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양식하는 양어장입니다. 당연히 우리도 그 아마고 회를 막 수확한 와사비를 곁들여 맛을 보았습니다.

티 마스터와 함께 한 식사: 녹차밭에서 멋진 식사

티 마스터 혼고 모헤이씨가 찻잎 따는 법을 손님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티 마스터와 함께 한 식사: 녹차밭에서 멋진 식사

화창한 여름날 야외에서 즐기는 식사는 언제나 기분 좋은 경험입니다. 하지만 싱그러운 녹색 차밭 가운데에서 파란 하늘 아래 한쪽에는 후지산, 다른 한쪽으로는 사가미 만이 펼쳐지는 풍경을 만끽하면서 제공되는 런치는 정말 흔하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티 마스터 혼다 모헤이씨 가족은 시즈오카에서 5대에 걸쳐 녹차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시즈오카 100대 최고 녹차 협회 협회장을 맡고 있는 혼다씨는 전통 일본 녹차 문화를 열정적으로 전수하는 지도자입니다. 농장을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녹차밭에서 녹찻잎을 따는 체험과 가족이 경영하는 로스터리를 방문하여 센차, 교쿠로, 호지차의 차이점을 배울 수 있는 투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혼다씨는 최근 시즈오카시의 Sinq 레스토랑 셰프 호사키 싱고씨와 협업하여 텐즈미라는 이름의 멋진 음식과 티를 페어링하는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후지산 아래 혼다씨가 운영하는 녹차밭에서 직접 소박하게 만든 ‘차노마(티 테라스)’에서 즐기는 이런 멋진 런치를 맛볼 수 있다니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다다미가 깔린 차노마의 낮은 테이블에 앉아있으면 티 마스터 혼다씨가 직접 티를 우려서 내어 주었습니다. 혼다씨는 호사키 셰프가 준비한 요리 하나 하나마다 서로 다른 종류의 차와 찻잎을 사용한 스피리츠 알코올 음료를 페어링했습니다. 호사키 셰프의 레스토랑은 그릴 피시와 숙성된 고기, 다양한 발효 기법으로 유명하지만 이 이벤트에서는 차바야키(차잎 그릴)과 찻잎으로 스모크한 식재료가 메인이었습니다.

런치는 차잎으로 감싸 스모크한 지역에서 유명한 닭고기 후지노도리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차 줄기에 끼운 향토 닭고기는 과즙이 풍부한 샤인 머스캣을 곁들이고 향이 뛰어난 따뜻한 백차와 함께 제공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사가미 만에서 잡은 숙성시킨 시마아지가 뒤를 이었습니다. 맛을 살리기 위해 가볍게 불에 그을린 시마아지에는 숯불에 구운 감자와 소금에 절인 사루나시(야생 미니 키위)를 곁들이고 물에 우려낸 센차, 센차를 사용한 럼을 페어링해 제공하였습니다.

런치는 찻잎에 싸서 구운 후지산 지역의 닭요리 후지도리가 서빙되며 시작합니다. 녹차 줄기에 끼운 닭고기에 과즙이 풍부한 샤인머스켓과 Sinq 레스토랑 호사키 싱고 셰프의 대표 메뉴 모나카가 함께 제공됩니다.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식사 전에 우리가 직접 손으로 단 차잎으로 스모크한 부드러운 후지노미야산 포크 서로인과 혼다씨가 곁들인 마루비 호지차, 차잎을 사용한 흑설탕 소주와 페이링한 것이었습니다. 육즙이 흐르는 두꺼운 고기는 호사키 셰프만의 특제 사슴고기 베이스에

식사전에 게스트가 직접 딴 찻잎을 같이 스모크한 부드러운 후지노미야산 포크 서로인.

This mouth-watering dish was followed by a yaki-onigiri (grilled rice ball) in a rich peanut miso soup with pickled tea leaves that was the ideal end to one of the most memorable meals I have ever had.

티 마스터 혼다 모헤이씨(오른쪽)는 최근 시즈오카시에 위치한 Sinq 레스토랑의 호사키 싱고 셰프와 협업하여 ‘텐즈미’라는 이름으로 멋진 요리와 차를 페어링하는 이벤트를 개최했습니다.

후지산 언덕에서 즐기는 이탈리안 파인 다인닝

사쿠라 가가미의 총요리장, 구로하 도루 셰프는 우연한 기회에 이탈리아 요리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후지산 언덕에서 즐기는 이탈리안 파인 다인닝

후지산 동쪽에 위치한 고텐바는 일반적으로 매일 버스를 가득 채운 쇼핑객들로 북적거리는 프리미엄 아울렛 고텐바가 유명합니다. 하지만, 고텐바에서 멀지 않은 ‘리스토란테 사쿠라 가가미(リストランテ桜鏡)’ 안에 위치한 헬리포트는 하이엔드 고객층에게 존재감을 나타냅니다. 치치부노미야 메모리얼 파크 옆 사유지에 위치한 사쿠라 가가미는 고급 다이닝 체험에 숨 막히게 아름다운 감탄을 자아내는 후지산의 장관을 곁들입니다. 이곳이 우리 여행의 마지막 만찬의 장소입니다.

사쿠라 가가미의 키친에서 구로하 도루 셰프와 동료들이 시즈오카의 향토 식자재를 활용하여 섬세하게 정성을 담아 이탈리아 요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레스토랑의 총요리장, 구로하 도루 셰프는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기반으로 메뉴를 구성합니다. 런치 시간에 주방에서 잠깐 휴식 시간을 가지고 어떻게 그가 이탈리아 요리에 우연히 뛰어들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20대에 도쿄 세타가야구에서 프렌치 레스토랑을 운영했지만 사업이 순조롭지 않았습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스파게티를 요리해 냈는데 대박이 난 거죠! 그래서, ‘그래, 스파게티를 제대로 배워야겠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지금 56세의 구로하 셰프는 27세의 나이에 이탈리아로 이주하여 볼로냐를 시작으로 피에몬테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일했습니다. 그는 시칠리아와 투스카니의 해산물 요리가 현재 그의 요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고 스루가 만에서 잡힌 생선을 사쿠라 가가미 메뉴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6년간의 실습이 마무리될 즈음, 구로하 셰프는 당시 세계 일류 레스토랑이었던 엘 브리에 관한 텔레비전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엘 불리(El Bulli)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하는 구로하 셰프.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이탈리아에 올 때 일본의 붓을 들고 왔었습니다.’라고 웃으며 이야기를 계속 했습니다. ‘그 붓으로 페란 아드리아에게 편지를 썼어요.” 붓으로 쓴 편지가 전설의 셰프에게 인상적이었는지 곧 구로하씨는 엘 불리에서 연수를 받은 첫번째 일본인이 되었고 그곳에서 1년간 지냈습니다.

2001년에 구로하씨는 일본으로 귀국 후 시즈오카의 다양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수석 셰프로 근무한 뒤 2020년에 사쿠라 가가미에서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구로하씨가 유럽에 있던 시절에 얻었던 교훈 중 하나가 지역 생산자들과 협업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그는 미시마의 스기쇼 농원과 협업하여 채소를 공급받고 습니다. 스기쇼 농원은 생으로 먹을 수 있을 만큼 신선하고 단맛이 나는 가지 ‘고치소우 나스’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날 이른 시간에 우리들은 스기쇼 농원을 방문하여 가지를 밭에 따서 그대로 맛보았습니다. 사쿠라 가가미에서 구로하 셰프는 그 생가지를 스기쇼 농원의 다른 채소와 함께 바냐카우다 소스를 곁들여 제공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시즈오카의 식재를 살린 인상적인 요리들을 메뉴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스루가 만에서 잡힌 아지 브릿토에 세라노 햄과 시쿠와사를 곁을인 요리, 이즈 남부 우림에 생식하는 도우만가니라고 불리는 진흙게를 사용한 링귀니, 아시타가야마 산의 무기부타(보리를 먹여 키운 돼지) 숄더 로스트를 시즈오카 와사비, 크레송 소스, 마르살라 와인을 넣어 뭉근하게 쪄서 완성한 요리 등이 있습니다.

미시마의 스기쇼 농원이 재배하는 ‘고치소우 나스’라는 품종의 가지는 밭에서 수확한 그대로 먹을 수 있을 만큼 신선하고 단맛이 도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쿠라 가가미에서는 스기쇼 농원의 ‘고치소우 나스’를 생가지 그대로 신선하게 다른 채소들과 함께 바냐카우다 소스를 곁들여 제공합니다.

스루가 만의 아지를 튀긴 브릿토에 세라노 햄과 시쿠와사를 곁들인 요리.

3일간 수준 높은 요리들로 기대치가 높아지자 마지막 런치에 실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구로하 셰프는 숙련된 요리 기술을 발휘하여 각각의 식재료 고유의 맛을 최대한 살린 요리를 완성했습니다. 손님들이 헬리콥터로 사쿠라 가가미에 식사하러 오는 것이 납득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시즈오카 여행은 제 자신에게도 큰 발견하게 된 기회였습니다.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저에게 시즈오카는 신칸센을 타고 통과하는 장소일 뿐이었습니다. 시즈오카에서 숙박을 하거나 식사를 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아쉬운지 모릅니다. 이 짧은 여행기에 담았듯이 시즈오카는 특히 맛있는 요리를 찾아 다니는 여행객이라면 특히 찾아볼 곳이 정말 많은 곳입니다. 일본 유수의 레스토랑들이 시즈오카 곳곳에 흩어져 있고 해산물에 관해서는 비교할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서쪽 지역에는 고급 생선요리 음식점으로 유명한 어촌 마을 아키즈가 있고 이즈반도의 동남쪽 해안에는 여름의 피서지 시모다의 백사장이 펼쳐진 해안이 있습니다. 또한 이즈의 중심부 아르카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시즈오카에서 가장 오래된 매력적인 온천 마을 중 하나 슈젠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커브를 돌 때마다 따라오던 후지산의 모습은 언제까지라도 눈을 떼지 못할 것입니다.

Andrew Lee

I'm a writer now, but have been a jack of all trades when it comes to publishing, including designer, editor, and creative director. I was at The Japan Times newspaper for 10 years, which I rebranded and redesigned in 2017. Since leaving the JT, I've been studying wine and I am currently doing the WSET Diploma. The main focus of my writing these days is the wine of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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